(그대로괜찮은쿠키 베이킹 클래스 현장)
흔히 ‘음식은 사랑’이라고 말한다. 특히 누군가를 위해서 요리할 때, 우리는 먹는 사람을 생각하며 정성을 다해 요리를 한다. SK이노베이션 임직원 가족과 함께한 ‘그대로 괜찮은 쿠키 베이킹 클래스’는 그래서 사랑이 가득한 행사였다. 장애·비장애 관계없이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는 시간이자,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아름다운 자리였다. 10월의 어느 토요일에 열린 특별한 행사를 소개한다.
임직원 가족이 참여한 베이킹 클래스
지난 10월 19일, 서대문구에 위치한 공유 주방에 SK이노베이션 임직원 가족이 모였다. 아이들의 양손을 잡고 들어오는 아빠, 부모님과 나란히 걸어오는 아이, 사랑하는 이와 함께 온 연인, 입사 동기와 시간을 내어 자리한 직원 등 행사에 참여한 이들의 모습은 다양했다. 임직원 가족들은 서로의 앞치마 끈을 매어주고, 정해진 테이블로 향하였다. 공유 주방에 모인 이들은 모두 44명으로, 약 20여 팀이 참가했다.
본격적인 행사 시작 전, 아이스 브레이킹을 위해 퀴즈 시간을 가졌다. 사회자가 오늘 가장 멀리서 온 가족에게 선물을 주겠다고 발표하자, 어린이들이 높이 손을 들며 순식간에 현장의 분위기가 뜨거워졌다.
사회자는 오늘 행사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오늘 만들게 될 ‘그대로 괜찮은 쿠키’는 다름과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뜻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모양은 달라도 모두 ‘맛있는 쿠키’라는 점은 같듯이,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이어서 마이크를 받은 것은 SK이노베이션 CSR팀 엄상홍 팀장이었다.
“평상시에 회사 생활을 하면서는 장애인과 마주칠 기회가 많지 않아서 우리가 장애인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우리가 다 같이 장애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우리 아이들과 장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해요. 의미 있는 행사가 되기를 바랍니다.”
엄상홍 팀장은 또한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장애인의 비율은 5.1%로, 100명 중 5명 이상이 장애인이라는 점을 얘기했다. 더불어 선천적인 장애인보다 후천적으로 장애를 얻게 되는 이가 더 많다는 점을 강조하며, 우리가 장애인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생각해 보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당부했다.
‘가족의 소중함’을 강조한 유연수 선수
오늘 행사에 함께한 유연수 선수는 “한국장애인재단과 SK이노베이션의 초대였기에 모든 일정을 빼고 흔쾌히 달려왔다”고 얘기하며, 끈끈한 인연을 강조했다. 최근에는 사격선수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자신을 ‘전 제주 유나이티드 골키퍼이자, 현 장애인 사격 꿈나무’로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스피치를 통해 유연수 선수는 ‘가족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다들 아시다시피 2022년도에 제가 큰 사고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11시간의 수술을 마치고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게 되었죠. 처음에 제 몸은 뒤집고 기는 자세밖에 하지 못하는 상태였어요. 그런데 부모님께서 간병인도 쓰지 않고, 24시간 저를 간호해 주셨어요. 그리고 열심히 재활 운동을 해서 지금 이 자리에 있습니다. 아마 가족이 없었다면 저도 무너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가족들 덕분에 그 힘든 시간을 웃으면서 지낼 수 있었고, 이제는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황금 같은 주말에 시간을 내주신 SK이노베이션 임직원 가족분들에게 감사하고, 오늘 즐거운 시간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유연수 선수는 참가자들이 도착하기 전에, 모두에게 줄 카드에 사인을 했다. 한 글자 한 글자를 새겨 넣는 그의 정성에서 이번 행사를 대하는 진심이 느껴졌다. 참가자들에게도 그의 마음이 전해졌는지 모두가 소중하게 카드를 받았다.
SK이노베이션의 CSR팀 최진미 PM은 ‘그대로 괜찮은 쿠키’ 베이킹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 이유로 ‘유연수 선수와 함께하는 캠페인이기 때문에’라고 말하며, 특별한 마음을 전했다. SK그룹이 후원하는 제주유나이티드FC에 소속되어 있던 유연수 선수가 사고로 더이상 축구를 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도움을 고민했다고 밝혔다.
“유연수 선수에게도 힘이 되고, SK이노베이션 임직원들도 윈윈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민했었는데요. 마침 한국장애인재단에서 좋은 취지의 프로그램을 제안해 주셔서 바로 함께하기로 했어요. 사실 오늘 행사에 참여하신 분들은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뽑히신 거예요. 신청률이 굉장히 높았거든요. SK이노베이션 임직원들의 호응도 좋아서 아주 기쁩니다.”
유연수 선수와 SK의 인연이 오늘의 행사를 만들고, SK이노베이션의 임직원과 가족들의 만남을 이끌었다. 오늘 의미있는 쿠키를 만들기까지, 얼마나 아름다운 인연들이 겹쳐져 있었는지를 생각하니 이 자리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함께 만들어가는 행복’을 위한 사회공헌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중에서도 임직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과 함께하는 행사를 여는 것은 의미가 특별하다. SK이노베이션 CSR팀 엄상홍 팀장은 가족과 함께하는 행사를 기획한 이유로 ‘함께 만들어가는 행복’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이 가지고 있는 기업 경영 철학 중 하나가 ‘이해 관계자들의 행복’입니다. 그 이해 관계자라는 이름 안에는 우리 구성원도 들어가고 구성원들의 가족, 주주와 파트너들도 포함되죠. 함께 만들어가는 행복이라는 것이 우리 기업의 경영 철학이기 때문에, 봉사활동을 할 때도 임직원뿐만 아니라 가족과 함께하는 행사로 기획하게 되었어요.”
또한 SK이노베이션은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급여의 1%를 기부금으로 내어 ‘1% 행복나눔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이 기금으로 ‘작지만 큰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는 장애인을 위한 활동도 다수를 차지한다.
“1% 행복나눔 기금으로 여러 가지 사업을 하고 있어요. 그중 장애인과 관련한 사업도 여럿 있는데요. 희귀난치병 아동들에 대한 의료비 지원, 소원 성취와 같은 사업도 있고요. 또 장애인 의수족을 제작해서 지원하거나 수리를 해드리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어요.”
이밖에도 발달장애 특수학교와 함께하는 축구단과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핸드볼 교실 등 장애 학생들의 스포츠 활동을 위한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또한, 해마다 한 번씩 열리는 발달장애인 음악경연대회는 전국에서 제일 큰 규모로 올해 벌써 8회째를 맞이했다고 한다.
SK이노베이션의 사회공헌 활동은 그야말로 다양한 영역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 분야에서도 적재적소에서 필요한 사업들을 마련한 점이 인상적이다. 이밖에도 지방 소멸이 이루어지는 문제에 대해 다룰 정도로,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꼭 필요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사회의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루며, 더 나은 세상 만들기에 동참하는 SK이노베이션이다.
골키퍼 장갑의 주인공을 찾다!
드디어 다양한 색의 반죽으로 만든 쿠키가 오븐에서 구워져 나왔다. 가족과 함께하는 오늘의 행사처럼 달콤하고 고소한, 행복 그 자체의 냄새였다. 이제 쿠키를 잠시 식힌 후, 예쁜 색깔의 아이싱으로 꾸미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싱이 굳어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특별한 선물 이벤트가 열렸다. 다름 아닌 축구선수용 골키퍼 장갑을 건 이벤트였다. 이번에는 축구선수가 꿈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지 그 포부를 들어보는 시간이었다.
이원빈 어린이
“친구들이랑 같이 축구를 하고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포지션은 미드필더입니다.”
김동현 어린이
“저는 축구를 하는 게 재밌어요. 그래서 축구 선수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김하준 어린이
“저는 골키퍼가 되고 싶어요. 내일 축구 대회에도 나갑니다. 아빠랑 축구를 더 많이 연습하겠습니다.”
세 명의 어린이들은 모두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의 꿈을 이야기했다. 셋 중 한 명의 어린이에게 골키퍼 장갑을 선물해야 하는 유연수 선수의 고민이 깊어졌다. 마침내 유연수 선수가 발표한 골키퍼 장갑의 주인공은 김하준 어린이였다. 골키퍼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밝힌 만큼, 김하준 어린이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특별한 선물이 되었을 테다.
아이싱이 굳어진 다음에는 쿠키를 낱개 포장했다. 스티커도 붙여서 예쁘게 꾸미고 준비된 가방에 정성스레 담았다. 맛있게 만든 쿠키를 물론 직접 맛봐야 하겠지만, 주변에도 선물하여 ‘그대로 괜찮은 쿠키’의 의미를 더 널리 전파해 보기로 했다.
봉사활동이 자연스러운 회사
SK이노베이션 기자재구매팀 김도현 PM과 세무기획팀 손지영 PM은 입사 동기로 이번 행사에 함께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SK이노베이션 내에서는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것이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SK이노베이션 손지영 PM)
손지영 PM
“저희 팀 기준으로 말씀을 드리면 상반기에는 업무가 많아서 봉사활동에 많이 참여하지는 못하지만, 하반기 때는 다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예요. 봉사활동 공지가 올라오면 서로 공유도 해주고, ‘같이 갈래?’라면서 먼저 제안하기도 하죠. 지난번에는 발달장애 아동과 함께하는 핸드볼 교실에 참여했어요.”
또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직접 경험해서 느끼고 깨닫게 된 것이었기에 더욱 생생한 이야기였다.
김도현 PM
“장애인이라는 존재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함께 무언가를 해보는 기회는 부족한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 활동이 좋았던 것 같아요. 같이 쿠키를 만들면서 장애에 대해 얘기도 나누고,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니까요.”
(SK이노베이션 김도현 PM, 손지영 PM)
두 사람은 오늘 만든 쿠키를 친구들에게 나누어 줄 것이라고 얘기했다. 선물을 주면서 쿠키를 만든 이야기, 취지 등을 나누고 장애인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 대해서 함께 생각하는 기회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다 함께 따스한 세상을 만들어요!
송지현 씨는 오늘 남편과 두 자녀와 함께 행사에 참석했다. 특히 첫째 이제하 군이 제주유나이티드FC 유니폼을 선물 받아 무척 들뜬 모습이었다. 제하 군은 유니폼에 사인도 받았다며 기뻐했다. 또한 쿠키를 만들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며 소감을 말했다.
“유연수 선수님이 저를 뽑아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오늘은 최고의 날인 것 같아요! 그리고 쿠키를 만들면서 장애인을 차별하지 말고, 다른 친구들처럼 똑같이 대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이 쿠키를 학교 선생님께 선물로 드리면서 열심히 만들었다고 꼭 말씀드릴 거예요.”
어머니 송지현 씨는 가족들과 뜻깊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어 무척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뽑혔다고 하니 더더욱 기쁘다는 소감이었다. 특히 자녀들이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가졌으면 해서 신청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더 어릴 때는 같이 나오기가 힘들었는데요. 이제는 조금 커서 봉사활동도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네요. 앞으로도 아이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자주 하려고 해요.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조금 더 따스해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특히 장애인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존중하는 아이로 자라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참가했습니다. 아이의 소감을 들어보니, 오늘 같이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둘째 이제원 군은 자신이 만든 쿠키를 친구에게, 그리고 아버지 이범환 씨 사랑하는 아내에게 선물하겠다며 애정을 표현했다. 쿠키를 만들면서 가족들끼리 추억도 만들고, 사이도 더욱 돈독해지는 시간이었다.
행사를 마친 참가자들 손에는 오늘 정성을 다해 만든 쿠키가 들려 있었다. 참가자들은 유연수 선수와 함께 단체 사진을 찍고 행사를 마무리했다. 또한, 행사 이후에 참가자 수만큼 발달장애인 축구선수에게 간식을 제공할 예정으로 아름다운 계절 가을에 열린 잊지 못할 베이킹 클래스로 기억될 것이다.
누군가는 그저 쿠키 하나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 행사에 참가한 이들의 표정에서 행복과 더불어 뿌듯한 마음이 느껴졌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 대해 고민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다름을 존중하는 사회. 한국장애인재단과 SK이노베이션, 그리고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세상이다.
기획 : 김주현, 남궁소담
사진 : 홍경택